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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elssohn, Symphony No.2, Op.52 'Lobgesang' 멘델스존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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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8-11-12 12:11 조회2,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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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elssohn, Symphony No.2, Op.52 'Lobgesang'



멘델스존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

Felix Mendelssohn

1809-1847

Sally Matthews, soprano

Susan Graham, mezzo-soprano

Steve Davislim, tenor

Hallé Choir & Hallé Youth Choir

Hallé Orchestra

Sir Mark Elder, conductor

BBC Proms 2009 Prom 19

Royal Albert Hall, London

2009.07.30


Mark Elder/Hallé Orchestra - Mendelssohn, Symphony No.2, 'Lobgesang'(Hymn of Praise)


 

1840년 라이프치히의 시민들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의 탄생 400주년을 열광적으로 축하했다. 구텐베르크를 기리기 위한 이 400주년 행사의 제막식이 첫날 열렸는데, 바로 이 자리에서 펠릭스 멘델스존의 <페스티벌 노래>(Festgesang)가 남성 합창과 금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라이프치히의 시장 광장에서 연주되었다. 이 칸타타는 구텐베르크를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로, 두 개의 코랄과 그 사이에 노래인 ‘Lied: Vaterland, in deinen Gauen’와 알레그로 몰토인 ‘Der Herr, der sprach: Es werde Licht!’, 이렇게 총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리트(Lied) 부분의 가사는 “위대한 구텐베르크여, 그가 이 전능한 일을 해내었도다”로서 구텐베르크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 멘델스존은 자신이 작곡한 교향적 칸타타인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Lobgesang)를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활동했던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직접 지휘하여 초연했다. 이날의 초연에 참관한 로베르트 슈만은 이 곡을 위해 500여 명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참여했으며 카를 마리아 폰 베버의 <주빌리 서곡>(Jubilee Overture)과 헨델의 <데팅겐 테 데움>(Dettingen Te Deum)이 함께 연주되었다고 기술한 바 있다.

5년 전 멘델스존은 4만5천 명이 모여 사는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 음악감독) 자리를 맡았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그는 시민들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으며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일종의 도시의 상징으로서 깊은 존경을 받았다. 아우구스트 폴렌츠(August Pohlenz, 1835-1843)의 뒤를 이어 활동한 멘델스존은 리하르트 바그너로부터 “풍윤하고 모자람이 없는 음악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음악적인 탁월함뿐만 아니라 고매하고 에너지 넘치는 인격체로 인정받았다.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첫 데뷔 연주회를 가졌을 때 악보를 놓고 지휘대에 서서 지휘봉을 들고 지휘를 했는데,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콘서트마스터가 바이올린 악장 자리에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그의 지휘 스타일은 대단히 혁신적이었다. 심지어 슈만조차 “오케스트라는 공화국처럼 평등하게 존재해야 한다”며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반대했을 정도였지만, 일반적인 여론은 급속도로 호의적으로 바뀌어 나갔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멘델스존은 라이프치히에 당대 작곡가들의 최신 음악을 소개하는 한편 바흐의 음악을 재발견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갔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연주회 역사는 그로 인해 찬란한 빛을 발하는 새로운 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카펠마이스터는 작곡가로서도 자신의 입지를 굳건하게 다져 나갔다.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서곡>과 <루이 블라스 서곡>을 비롯하여 피아노 협주곡 g단조와 d단조, 현악 4중주 D장조(Op.44),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 등이 그의 ‘찬양의 노래’ 이전에 라이프치히 청중들에게 선을 보였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는 교향곡에 합창을 사용한 선구자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에 비견할 만한데, 베토벤이 교향곡의 틀 안에 실러의 가사를 노래하는 합창을 끌어들였다면 멘델스존은 성경 텍스트를 노래하는 칸타타의 형식 안에 교향곡을 접목했다는 점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찬양의 노래’는 세 개의 순수 기악 파트인 신포니아 1부와 여러 개의 부분으로 구성된 종교 칸타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점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이 순수 기악 악장 3개와 합창이 가세한 마지막 악장으로 구성된 것과 닮아 보이지만 이 또한 전적으로 다르다. 오히려 뒤의 성악 파트가 사실상 앞선 순수 기악 악장들을 생성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는 기악 악장들을 가능한 한 작품 전체로 통합하기 위해 성악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많은 부분들을 연관성 있게 엮어내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 결과 작품의 짧은 시작부(Maestoso con moto)에서 트롬본이 제시하는 주제는 합창 파트 첫 부분에 등장하는 구절인 “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n”(숨을 쉬는 만물은 주를 찬양하라)에서 기인한 것이며 일종의 라이트모티브 역할을 한다.

“나는 모든 예술을 이해하기를 열망하며, 특히 예술을 창조하고 생명을 부여한 음악에 헌신하고자 한다”라는 마르틴 루터의 말을 작품에 직접 써 넣으며 런던에 살고 있던 친구인 카를 클링거만의 제안을 받아들여 ‘교향적 칸타타’(Symphony-Cantata)라는 명칭을 선택했다. 또한 그는 텍스트를 전적으로 성경의 시편에 등장하는 구절을 선택하여 요하네스 겐스플라이슈(본명, 구텐베르크는 통칭)가 어둠과 유혹으로부터 광명의 승리를 이끌어낸 역사적인 업적을 암시적으로 칭송하고자 했다.



라이프치히의 구텐베르크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한 멘델스존의 두 개의 작품은 모든 면을 종합해서 바라보았을 때 단순히 어렴풋한 신앙심 혹은 과시하기 위한 공명심에 의거하여 작곡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는 1836년에 베터가 쓴 “인쇄 기술 발명의 비평적 역사”를 읽은 뒤에 “찬양의 노래”를 작곡해야 하겠다는 내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만큼, 멘델스존은 구텐베르크의 역사적인 의미와 인쇄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구텐베르크, 1398

처음 등장하는 짧은 도입부에서 트롬본에 의해 성악 파트의 주제가 등장한 뒤 세 개의 순수 기악 악장들이 이어지고, 이 주제는 마지막 아다지오 렐리지오소(Adagio religioso)에서 반주부로 다시 등장한 뒤 인상적인 크레셴도를 거쳐 합창이 처음 등장하는 “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n”로 이어진다. 신을 찬양하는 합창 뒤에 솔로 소프라노가 등장하고, 테너 레치타티보 “Saget es”(외쳐라)와 아리아 “Er zählet uns’re Tränen in der Zeit der Not”(주는 필요로 할 때 우리의 슬픔을 헤아리신다)가 차례로 이어진다. 그리고 현악의 교묘한 울림과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는 합창 “Saget es, die ihr erlöst seid”(외쳐라, 속죄되었음을)가 다시 한 번 등장하고 소프라노 듀엣과 합창이 등장하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Ich harrete des Herrn”(나는 주를 기다렸다)이 연주된다. 로베르트 슈만은 이 작품의 초연을 듣고 난 뒤 이 여성 듀엣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날 교회에서 오롯이 떠오른 속삭임으로서, 콘서트홀에서의 큰 박수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라파엘로의 마돈나에 견줄 만한 신성한 섬광 같았다.”

테너 독창과 짧은 소프라노 레치타티보로 구성된 “Stricke des Todes hattem uns umfangen”(죽음의 굴레가 우리를 에워싸고)은 감정적인 긴장감이 풍부하게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대목으로 드라마틱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테너가 위안을 주는 언약인 “Ich will dich erleuchten”(그대들을 깨우치리)을 부른 뒤 분노의 외침을 실은 “Hüter, ist die Nacht bald hin?”(야경꾼이여, 밤이 곧 지나가겠는가?)을 세 번 반복해서 되뇌고, 곧이어 소프라노가 구원의 기쁜 목소리로 “Die Nacht ist vergangen”(밤은 사라졌다)을 선언하며 오르간 반주로 D장조의 장엄한 합창이 등장, 장대한 형체를 갖춘 푸가를 노래한다.



그리고 여기서 멘델스존은 루터교 코랄인 “Nun danket alle Gotte”(이제 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리자)를 인용하여 무반주 6성부 합창을 등장시킨 뒤, 두 번째 구절인 “Lob, Ehr und Preis sei Gott”(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찬양하자)부터 현악과 목관이 이를 장식적으로 반주한다. 소프라노와 테너의 듀엣이 다음에 이어지며 “Drum sing’ ich mit meinem Lied”(이러므로 나는 찬송가를 부른다)를 노래하고, 마지막 피날레에서는 단조에서 장조로 이행하며 오르간과 오케스트라, 합창이 합세하여 강력한 힘을 발산, 다시 한 번 “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en”과 트롬본 주제가 등장하고 신에 대한 찬양이 울려 퍼지며 이 장대한 교향적 칸타타는 끝을 맺는다.

멘델스존의 교향적 칸타타 ‘찬양의 노래’는 성 토마스 교회에서 초연을 가진 이후 다른 연주회장에서도 계속 연주되었다. 1840년대에만 해도 라이프치히에서 세 번 이상 연주되었는데, 이 가운데 두 번은 작센의 왕이었던 프레데리크 아우구스투스 2세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멘델스존의 음악에 환호했던 영국 또한 이 작품에 열광했는데, 작곡가의 여섯 번째 영국 여행 기간 중인 1840년 9월 23일 버밍햄 음악 페스티벌에서 멘델스존이 직접 지휘하여 초연한 이후 영국 전역에서 이 작품이 연주되었다. ▶라파엘로, <시스티나의 성모>, 1513/14, 캔버스에 유채, 196x265cm,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특히 영국에서는 헨델의 ‘할렐루야’가 연주될 때에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전통이 있었는데, ‘찬양의 노래’ 영국 초연 당시 “Nun danket alle Gotte”가 무반주 합창으로 울려 퍼지는 동안 청중은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작곡가에게 경의를 표하는 기적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바그너와 리스트, 니체의 친구인 작가 말디바 폰 마이젠부크는 당시 빅토리아 시대에 성행했던 ‘멘델스존 숭배’ 분위기를 기록하면서 이미 멘델스존이 두 번째 영국 방문 때부터 이러한 조짐이 일어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

멘델스존의 전기 작가인 빌헬름 아돌프 람파디우스는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가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화려한 작품이라고 적었고 슈만 또한 모든 것이 일체화되어 인간을 황홀케 하고 숭고하게 이끄는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브람스와 바그너는 이 작품에 대한 가치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한스 폰 뷜로는 “음색과 영혼이 결여되었지만 천재로서의 징표가 찍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대규모의 연주자들이 필요하여 자주 무대에 올리기 힘든 탓도 있고 완성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기도 해서 19세기 중반 이후 이 작품의 가치는 다소 평가 절하되었지만, 혁신적인 형식과 극적인 스토리보드, 끊임없이 샘솟는 멜로디의 향연과 엄격한 대위법에서 기인하는 경건함, 작곡가 특유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천의무봉적인 솜씨가 담긴 걸작임을 20세기 후반부터 몇몇 지휘자들이 재발견해내기 시작했다.

곡의 구성

I. 신포니아 (순수 오케스트라)

Maestoso con moto - Allegro.

Allegro un poco agitato.

Adagio religioso

II. 숨을 쉬는 만물은 주를 찬양하라(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n). (합창)

주를 찬양하라, 오 나의 영혼이여(Lobe den Herren, meine Seele) (소프라노와 여성 합창)

III. 레치타티보: 외쳐라, 속죄되었음을(Saget es, die ihr erlöst seid) (테너)

아리아: 주는 필요로 할 때 우리의 슬픔을 헤아리신다(Er zählet uns’re Tränen) (테너)

IV. 외쳐라, 속죄되었음을(Saget es, die ihr erlöst seid) (합창)

V. 나는 주를 기다렸다(Ich harrete des Herrn) (소프라노 I, II, 합창)

VI. 죽음의 굴레가 우리를 에워싸고(Stricke des Todes hattem uns umfangen) (테너, 소프라노)

VII. 밤은 사라졌다(Die Nacht ist vergangen) (합창)

VIII. 이제 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리자(Nun danket alle Gotte) (합창)

IX. 이러므로 나는 찬송가를 부른다(Drum sing’ ich mit meinem Lied) (소프라노, 테너)

X. 만백성 우리 주에게(Ihr Völker! bringet her dem Herren) (합창)

우리 모두 주에게 감사드리자(Alles danke dem Herren!) (합창)

숨을 쉬는 만물은 주를 찬양하라(Alles, was Odem hat, lobe den Herrn) (합창)

Mendelssohn, Symphony No.2, 'Lobgesang'(Hymn of Praise)

Elisabeth Connell, soprano

Karita Mattila, mezzo-soprano

Hans Peter Blochwitz, tenor

London Symphony Chorus and Orchestra

Claudio Abbado, conductor

Assembly Hall, Walthamstow, London

1985.02

 
추천음반

1. 클라우디오 아바도/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DG (CD)

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니커, DG (CD)

3. 얀 빌렘 드 브리엔트/네덜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Challenge (CD)

4. 볼프강 자발리슈/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Philips (CD)

5. 리카드로 샤이/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Euroarts (DVD)

글 박제성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현재 서울문화재단 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교향악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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